누보로망의 대표적인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환상적인 사랑영화!!

Synopsis

■ Issue Point

▶ 누보로망의 대표적인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환상적인 사랑영화!!
▶ 감독 자신을 포함하여 5명의 여성이 번갈아가며 들려주는 허밍과도 같은 내레이션은 관객들을 관습적인 영화에서는 결코 경험하지 못하는 특별한 영역으로 끌고 간다
▶ <내 사랑 히로시마>의 시나리오 작가이며, 자전적 소설 <연인>의 원작자이자 주인공인 "마가릿 뒤라스"
지나치게 사적인 모던함을 지니고 있는지도 모른다. 누보로망 계열의 소설들이 그러하듯 뒤라스의 소설이나 영화들은 시간 개념을 모호하게 만들고, 무척이나 사적인 범위와 내면적 사고의 범주들을 넘나든다!!
▶ <인디아 송>에는 일반적인 형식의 대사가 없다.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여러 명의 내레이터들이 번갈아 가면서, 마치 영화 바깥에서 대화를 나누듯이 보이스오버 내레이션을 한다. 그들은 마치 영화 속에서 진행된 사건을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한다. 그 중에는 감독인 뒤라스 자신도 있다. 아련하고 흐린 영상 위로 시처럼 내레이션들이 흐른다.


■ 제작노트

1975년 칸 영화제에서 예술-비평 부문의 수상을 기록한 뒤라스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인디아 송>은 뒤라스의 작품 세계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1930년대 인도에서 펼쳐지는 남녀의 사랑을 등장인물의 서사를 대사가 아닌 보이스오버에 의해서만 진행시키는 뒤라스 특유의 구조를 보여준다.
마가릿 뒤라스는 누구인가. 영화 쪽에서 가장 많이 알려져 있기로는 <내 사랑 히로시마>의 시나리오 작가이며, 자전적 소설 <연인>의 원작자이자 주인공일 것이다. 그에 비하면 감독으로서 마가릿 뒤라스의 존재감은 과히 크지 않은 편이다. 오히려 형식을 파괴하는 그녀의 소설이나 시나리오가 더 모던하고, 뒤라스의 이름에 명성을 가져다주었다. 마가릿 뒤라스 자신이 직접 연출한 영화들은 '지나치게' 사적인 모던함을 지니고 있는지도 모른다. 누보로망 계열의 소설들이 그러하듯 뒤라스의 소설이나 영화들은 시간 개념을 모호하게 만들고, 무척이나 사적인 범위와 내면적 사고의 범주들을 넘나든다. 그래서 읽기도 쉽지 않고 보기도 어렵다. 뒤라스의 가장 대표작이랄 수 있는 영화 <인디아 송>(India Song, 1975)도 보는 데 있어서 때로는 힘겨움을 수반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고요한 극장 안에 몸을 비트는 관객들의 모습이 여럿 보인다.

 <인디아 송>을 보고 있으니 누보로망 계열의 소설을 처음 접했던 때가 생각난다. 클로드 시몽이 노벨문학상을 받았을 때, 곧바로 번역된 책을 한 권 사들고 읽다가 당혹감에 빠졌던 기억, 알랭 로브그리예의 책을 읽으면서 이걸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이는 게 맞나 하면서 힘들어 했던 기억들이다. 어쩌면 프랑스 소설이 전 세계적으로 대중 독자들의 지지를 잃어버린 계기 중 하나가 누보로망의 출현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무척이나 사적이고 내면적인 의식의 세계에 대해 시공간을 왔다 갔다 하면서 설명을 하지만 모호해서 뭐가 뭔지 잘 이해할 수 없는 그런 범위니까. <인디아 송>도 그런 누보로망적인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듯하다.

 <인디아 송>에는 일반적인 형식의 대사가 없다.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여러 명의 내레이터들이 번갈아 가면서, 마치 영화 바깥에서 대화를 나누듯이 보이스오버 내레이션을 한다. 그들은 마치 영화 속에서 진행된 사건을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한다. 그 중에는 감독인 뒤라스 자신도 있다. 작가가 자신의 등장인물들이 무얼 할지 알고 있는 것처럼, 그들의 운명이 어떻게 진행될지 아는 것처럼 다른 내레이터와 함께 설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다 등장인물들이 대사를 내뱉을 때도 마찬가지다. 화면 속에서는 입이 움직이지 않지만 그들이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대사가 영상과 함께 흘러나온다. 어쩌면 그들은 내면의 대화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전반적으로는 무성영화를 보면서 '얌전한' 변사 여럿이 조근조근 설명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아련하고 흐린 영상 위로 시처럼 내레이션들이 흐른다.
카메라는 클로즈업으로 인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일대를 훑어나간다. 어느 걸인 여자에 대한 이야기가 흐른다. 사반나케트에서 출발해 숲과 늪지, 전장을 거치면서 붉은 해가 떠오른는 동쪽을 향해 걸으면서 결국 캘커타에 도착한 여인. 그녀는 그곳에서 길을 잃었고, 남은 것은 노래와 모국어뿐이다. 그녀는 10년 동안 걸어서 갠지스 강에 도착해서 살고 있는 것이다. 그 여인과 대사 부인인 안느 마리 스트르테르의 이야기가 겹친다. 프랑스인 아버지와 베네치아 출신의 어머니를 둔 안느 마리는 18세에 지금은 대사가 된 외교관과 결혼해서 아시아로 왔다. 첫 부임지는 라오스의 사반나케트 였고, 17년이 지난 지금 캘커타에 거주하고 있다. 대사관 바깥에서 노래를 부르는 거지 여자와 대사 부인은 자신들의 인생행로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안느 마리는 17년이 지나도 인디아에 적응을 하지 못한다. 더위, 단조로움, 빛, 생기가 없는 상황, 이런 것들로 인해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한 권태를 잊기 위해 안느 마리는 자신이 맘에 드는 모든 남자를 애인으로 삼으면서 살아 나간다. 대사인 남편은 그런 상황을 용인한다. 오히려 휴가 때면 아내의 애인들을 전부 프랑스 공관이 있는 섬으로 초대해서 같이 지내게 할 정도다.

  




■ 줄거리

1930년대의 인도. 프랑스 대사관 부영사의 아내인 안느 마리(델핀 셀리그 분)은 인도의 더운 날씨가 견딜 수 없이 싫다. 그녀는 인도의 더위와 답답한 생활에 짜증이 나기 시작하고, 그 짜증은 덥다는 이유로 인도를 좋아하는 사람들에 대한 적개심으로까지 발전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잊기 위해 안느는 사랑을 찾아 나선다. 한편, 그녀의 남편(미쉘 롱스달 분)은 아내의 외도를 알고 있지만 아내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고 짐짓 모른 척 지낸다. 그러나 그녀가 정작 원했던 것은 남편의 사랑이었다. 단지 그가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밖으로만 나돌았던 것. 남편은 그 사실을 알고 당황한다.